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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우림 한켠에 자라난 차나무 군락



만전 리치수  蛮砖 荔枝树 2020




만전 차산은 맹납차구를 대표하는 육대차산 중 하나입니다.

동쪽으로는 이무, 북쪽으로는 의방과 마주보고 있으며,

육대차산의 중앙부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는 산지입니다.



*육대차산(六大茶山) : 운남의 고대 보이차 생산지 중 명성이 높았던 곳들로,

차마고도(茶马古道)의 중요 교역품목인 보이차를 생산했던 지역입니다.

유락, 혁등, 의방, 만전, 망지, 이무(또는 만살) 차산을 통틀어

육대차산으로 불렀습니다.  




만전 지역은 세부적으로 만장(蛮庄), 만림(曼林), 만천(曼迁),

팔총채(八总寨), 와룡(瓦竜) 일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육대차산 중 만전(蛮砖)이란 지명의 유래는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남만(南蛮) 정벌을 위해 왔다가

철벽돌(铁砖)을 땅에 묻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으나,


고대 태족어로 '상업이 발달한 큰 마을'이라는 발음을

한자표기로 기록했다는 의견이 보다 유력합니다.


만장(蛮庄)촌은 명나라 말기부터 청나라 말기까지

차엽 생산과 거래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易武七子饼一半是蛮砖茶'

'이무 칠자병차의 절반은 만전차로 만들어졌다'


청나라 말기 이무(易武)지역의 칠자병차 공방들에서

만전 지역의 차엽을 수매해서 썼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칠자병차(七子饼茶) :  '일곱 개의 병차' 라는 의미입니다.

예전에는 보이차를 7편 엮어서 한 통(桶)이라는 단위로 취급했습니다.

12통은 다시 한 건(件)으로 엮이고, 차마고도를 이동하는 말 한마리당

두 건(100근, 약 60kg)을 표준 적재용량으로 삼았습니다.

전통 보이차의 표준 규격인 357g은 100근을 168편으로 나눈 숫자입니다. 







해발고도 1,100m 전후, 평균기온 27, 강수량 1,700mm

해발고도는 육대차산 중 가장 낮은 편이며,

식물 생장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만전 지역은 원시 상태의 열대 우림이 잘 보존된 편입니다.

바나나, 잭 프룻 등의 열대 과일류와 차나무를

한 구역에서 볼 수 있는 경우가 비교적 많습니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홀로 거대하게 자라난

야생형 고차수나 그 후손격인 개체는 찾아볼 수 없지만


밀도 있고 복잡한 열대의 생태계에 조성된

풍부한 차나무 자원들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차나무 군락은 운남대엽종이 주를 이룹니다. 

줄기가 풍성하고 길게 자라나며, 

잎의 발아 형태도 버들잎처럼 길쭉한 편입니다.


조금씩 다른 형질의 품종이 섞여서 자라고 있고,

다 자란 찻잎의 크기는 6대차산 중에는 가장 크지만

임창의 맹고대엽종에 비해서는 작습니다.







국유림에 속하는 복숭아골(桃子寨)이나,

생장환경이 매우 우수한 리치수(荔枝树)같은 지역은

기타 지역들에 비해 생산 규모는 매우 작은 편이지만

차나무의 평균적인 수령(树龄)도 높고,

가지치기를 하지 않은 나무들이 대부분입니다.






둘레 4.8m, 높이 20m로 자라난 거대한 리치나무와

양치류를 비롯한 다양한 열대식물들이 공존하는,

복잡도와 밀도가 무척 높은 식생의 분포 상태는

토양의 자양분이 풍부함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이곳 산지들의 잎을 따서 차로 만들어보면

산운(山韵)이 풍부하고 독특한 향이 느껴집니다.






아엽의 싹이 통통하고 두꺼운 편입니다.

잎의 뒷면을 덮은 융모가 뚜렷하게 관찰됩니다.


튼실하게 자라나는 대엽종 찻잎의 형질은

차맛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납니다.







이무와 마찬가지로 평균적인 제다 수준이 높습니다.

보이차의 수공제다는 일견 간단한 과정으로 보이지만

좋은 품질을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숙련도가 요구됩니다.







완성된 모차의 건엽은 검고 길쭉한 편입니다,

채엽할 때 줄기를 길게 따서 만들기 때문에

건차와 완성된 병면에서도 줄기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우려낸 엽저는 암록색 톤이 뚜렷한 편입니다.

만져 보면 줄기가 두텁고, 탄성이 느껴집니다.







만전 고수차의 장점은 순후(醇厚)함에 있습니다.


등황색으로 우러난 차탕을 맛보면

폭넓은 바탕에 차오르는 물질감이 인상적입니다.

기저에 깔려 있는 단맛과 감칠맛이 풍부하기 때문에

쓰고 떫은 맛이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질리지 않는 포만감을 즐기며 마실 수 있습니다.


숙성에 따른 변화의 폭 역시 큰 편입니다.

해가 바뀔 수록 눈에 띄게 진득해지는 차를 맛보며

맹납지역 육대차산 중 바디감이 가장 뛰어난

최상급의 만전차를 만나는 즐거움을 누려보세요.